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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안 미로의 '카탈루냐의 풍경' 의미, 작가생애, 심리학적 해석

by ssudeli 2026. 2. 19.

 

호안 미로, 카탈루냐의 풍경, 1924

 

호안 미로의 카탈루냐의 풍경 의미

   호안 미로의 <카탈루냐의 풍경>(Catalan Landscape, 1924)을 보면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이 느껴진다. 무엇인가를 나타내는 각각의 도형적 요소들은 마치 춤을 추는 듯 자유분방해 보인다. 호안 미로에게 카탈루냐는 그의 고향이자 예술적 근원이라 할 수 있다. 어린 시절 농부들 사이에서 자란 그는 곤충, 새, 나무, 뱀과 같은 자연물로부터 예술적 상상력을 자극받았으며, 농장에서 새 작품을 시작하고 파리에서 완성하는 일을 반복할 정도로 대지(地)는 미로의 예술 작업에 영감을 주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1923년 7월, 미로는 매년 그랬듯 카탈루냐 몬트로치에 있는 농장에서 오래 머물 생각으로 파리를 떠났다. 파리 유학 도중 고향으로 돌아온 호안 미로는 파리의 친구들을 놀라게 할 작품들을 제작하기 시작하였다. <카탈루냐의 풍경>(1924)은 그 작품 중 하나로, 극단적 사실주의를 표현하던 그에게서의 큰 변화를 보여준다. 미로는 물체의 고유한 형태를 버리고 그로부터 경험되는 감각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을 단순화하여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단순한 기호와 그들이 갖는 복잡한 구조는 관람객으로부터 각각의 요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호기심을 유발하게 한다.  

 

  그의 작품에서 자주 나타나는 노란색 배경과 함께 중앙의 노란색 원형이 태양의 밝은 빛의 따뜻한 온도를 느끼게 한다. 가로의 구불거리는 선은 지평선의 모습을 보여 자칫하면 무질서해보이는 도형적 요소들을 땅과 하늘에 각각 존재하는 요소로 바라보게 한다. 그의 작품을 한 걸음 멀리서 바라보면 각 도형적 요소가 하나의 큰 형태를 이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품 왼편에 보이는 수직, 수평의 직선과 가장 상위에 있는 삼각형은 팔과 다리, 얼굴의 형태를 가진 사람으로 보인다. 사람의 왼손에는 머리와 귀, 수염의 모양이 토끼를, 오른손에는 긴 원뿔형의 도형과 끝의 불 모양이 총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사람 형상은 갓 잡은 토끼를 끼니 삼아 구워 먹으려는 카탈루냐의 사냥꾼을 묘사한 듯하다. 하단에는 직선을 기준으로 왼편엔 삼각형과 물결모양으로 지느러미를 표현하고, 오른편엔 생선의 머리와 ‘Sard’가 적힌 것을 보아 정어리(Sardine)를 그린 것이라 추측해 볼 수 있다. 정어리의 뼈는 얇은 직선과 점선의 원으로 둘러 쌓여있고, 뼈에서 흐르는 듯한 빨간색의 형체는 내장기관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묘사한 듯하다. 정어리의 얼굴에는 수염과 귀가 달린 것으로 보아 토끼가 눈에 그려지는데, 사냥꾼의 손에 잡힌 토끼와 연상되며 정어리도 함께 사냥할 것을 암시하는 듯 보인다. 정어리가 가장 눈에 띌 정도로 크게 그려진 모습을 보아하면 그가 어린 시절 지낸 생선냄새가 가득한 지중해 항구 지역에 대한 추억이 그윽하게 다가온다. 우측에 새의 형상은 갈매기의 모습을 상상하게 하고, 바로 아래 파도를 연상시키는 곡선이 평화로움을 가중시킨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제가 그린 풍경은 외부 현실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지금껏 자연을 본떠 그린 어떤 풍경화보다 더 몬트로치에 가깝습니다.’

 

호안 미로의 생애

   미로가 태어난 해, 당시의 스페인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 처해있었다. 궁핍한 생활에 지친 노동자들과 대부르주아들이 공존하고 있었고, 무정부주의자들의 테러가 만연한 시대였다. 미로가 태어난 1893년에도 바르셀로나의 리세오 오페라관에서 폭탄 테러가 있었다. 불안정한 경제, 정치적인 상황이 지속되며 국민들은 각자가 살아남기 위한 투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의 부모는 그가 사업가가 되기를 바랐지만,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간직해 온 화가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스페인은 1차 세계대전 동안 중립을 지키며 막대한 부를 얻게 되었다. 그러나 이는 소수의 지배계급에 집중되었고, 결국 1917년 총파업 투쟁을 불러일으켰다. 전국노동자연맹과 마르크스주의를 내건 노동자 총연맹이 주도한 파업 투쟁은 군대의 진압으로 막을 내렸고, 이 과정에서 노동자 수백 명이 학살되었다. 그 이후 1923년, 프리모 데 리베라 장군이 극심한 사회 혼란을 이유로 쿠데타를 일으켰고 그는 기득권층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총재가 되어 군부 독재를 시작하였다. 

 

  미로의 고향인 카탈루냐는 1618년 일어난 30년 전쟁을 계기로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고자 하였다. 30년 전쟁의 막바지에 일어난 스페인-프랑스 전쟁에서 스페인은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 카탈루냐를 착취하기 시작하였고, 카탈루냐의 귀족 지도자들은 이를 계기로 프랑스 왕국에 편입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프랑스로의 편입에 실패하고 스페인에 항복하게 되었다. 카탈루냐는 스페인 왕국이 설립되기 전, 프랑크 왕국으로부터 기원했다는 독립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카탈루냐의 풍경'의 심리학적 해석(글쓴이 주관)

  매슬로우(Maslow)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가장 기초적인 욕구인 생리적 욕구부터 안전의 욕구, 사랑과 소속의 욕구, 존경의 욕구 마지막으로 자아실현의 욕구를 차례로 만족하고자 한다. 당시 미로는 자신이 속한 사회인 카탈루냐의 불안정하고 고통받는 현실에 대해 안전하고자 하는 그의 욕구를 작품 속에 담은 것으로 보여진다. <카탈루냐의 풍경>은 당시 혼란스러웠던 상황과는 상반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내전으로 고통받는 고향의 현실이 아닌 따뜻함을 주는 색의 표현과 무의식적으로 경험되는 것, 어릴 적 경험하고 기억했던 고향의 모습을 평화롭게 그림으로써 그 욕구를 나타낸다. 작품 속의 국기는 그가 고향에 갖는 안전에 대한 욕구를 선명하게 한다. 작품의 왼편에는 카탈루냐와 자신의 고향만큼의 마음을 두고 있던 프랑스의 국기가 함께 있고, 오른편에는 스페인의 국기가 따로 그려져 있다.같은 해에 그린 <경작지>(1923) 작품에서도 국기가 그려진 모습을 볼 수 있다. 당시 스페인은 카탈루냐의 독립을 막기 위해 카탈루냐 깃발과 언어 사용을 금지하였다. 그러나 그는 이에 대항하여 작게나마 카탈루냐 국기를 그려 놓음으로써 자신의 고향인 카탈루냐의 안전을, 평안을, 그리고 독립을 지지하고자 하였다. <카탈루냐의 풍경>이 주는 천진난만함은 어린 시절 느낀 평화로움을 되찾고자 하는 그의 갈망으로 다가온다. 

 

참고문헌

 

최현석(2014). 인간의 모든 동기(우리는 어떤 행동을 왜 하는가). 파주:서해문집.

Lanchner, C.(2014). 호안 미로. 김세진(번역).서울:알에이치코리아.

Miro, J. (1999). 미로: 추상과 기호의 장인. 이경자(번역). 서울:시공사.
Penrose, R. (1985). 호안 미로. 김숙(번역). 서울: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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